로버트 하디 선교사는 캐나다 출신으로 토론토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에 이미 한국에서 활동하던 게일 선교사의 초청을 받고 토론토 YMCA의 후원으로 1890년 9월에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부산과 원산에서 최선을 다해 의료와 전도활동을 펼쳤으나 이렇다 할 열매는 맺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1901년부터 강원도 통천의 지경대교회에서 3년간 사역하였으나 완전히 실패하여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하디 선교사는 한국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진정한 회개의 열매를 보고자 하였으나 신자들은 주일예배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았고 성적으로 방종했으며 공금을 횡령하는 등 그리스도인으로서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한국 성도들의 생활 속에서 성령역사의 결핍을 느끼며 성령의 능력을 간절히 간구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하나님께서는 선교 사역의 열매를 맺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던 하디를 찾아와 그에게 먼저 회개할 것을 요구하셨다.

그런데 때마침 화이트와 맥컬리 선교사는 1903년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동안 원산 지역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성경공부와 기도회를 열고 하디를 강사로 초청했다. 하디는 요한일서를 가지고 이 집회를 인도했다. 그가 이 집회를 인도하고 있을 때 성령님이 그를 찾아오셔서 그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도록 요구하셨다. 하디 선교사는 그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성령께서 내게 오셨을 때 그의 첫 요구는 나의 선교사 생활의 대부분을 함께 보냈던 선교사들 앞에서 나의 실패와 그 실패의 원인을 시인하게 하시는 것이었다. 그것은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경험이었다."

그러나 성령님의 요구가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에 그는 먼저 기도회 중에 선교사들 앞에서, 그리고 후에 주일 오전 예배 시간에 원산 조선 감리교인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공개적으로 회개하였다. 그는 백인이라는 인종적 우월감, 캐나다 최고의 대학을 나온 의사라는 교만함, 그러면서도 성령 충만하지 못하여 아무런 사역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영적 무력감을 공개적으로 고백하였다.

이렇게 로버트 하디의 회개의 기도는 평양대부흥운동의 도화선이 되어 조선의 위대한 성령의 역사를 가져 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