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의 글은 샌프란시스코 참빛교회 하시용 목사님의 칼럼입니다. 하 목사님이 기록문화연구소에 보낸 것으로 필자의 허락하에 전문을 소개합니다. 이 팬데믹의 시간을 아이작 뉴턴처럼, 존 밀턴처럼 '안누스 미라빌리스'(기적의 해)로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안누스 미라빌리스’(Annus Mirabilis)라는 라틴어 표현이 있습니다.
‘기적의 해’(a year of miracle)라는 뜻입니다. ‘놀라운 해’(wonderful year), ‘경이로운 해’(amazing year)라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했다는 아이작 뉴턴에게 1666년이 바로 기적의 해였습니다. 그때도 영국 런던에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런던을 떠나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우리처럼 자택 격리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뉴턴도 케임브리지 대학이 문을 닫으면서 가족이 있는 시골로 내려갔는데, 전염병을 피해서 고향에서 지내던 2년이 그에게 ‘안누스 미라빌리스’, 기적의 해였습니다.
뉴턴은 고향에 갇혀 지내는 동안 프리즘의 원리, 중력의 법칙 등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뉴턴이 고향집 자기 방에서 누워있을 때, 유리창의 작은 구멍으로 빛이 들어와서 반사되는 것을 보고 프리즘의 원리를 발견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답답하고 미래가 꽉 막힌 팬데믹이 연구에 대한 뉴턴의 열정을 막지 못했습니다. 아니, 더 큰 업적을 내는 촉매제가 되었고 그 팬데믹이 절정이던 1666년은 뉴턴 뿐 아니라 인류에게 기적의 해, 안누스 미라빌리스가 되었습니다.
‘실락원’(Paradise Lost)이라는 유명한 작품을 남긴 존 밀턴 역시 1626년 대학 1학년 때 ‘가렛톳 페스트’(bubonic plague)라고 불리는 전염병이 돌아서 학교가 문을 닫고 런던에 있는 자택에 격리되었습니다. 밀턴은 그때 친구를 위한 시를 썼는데 그것이 훗날 밀턴의 문학에 커다란 기초를 놓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밀턴의 인생은 역경의 연속이었습니다. 그가 자신의 최고 역작인 ‘실락원’을 쓸 때는 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밀턴은 딸에게 원고를 불러주며 대서사시를 완성해야만 했습니다. 밀턴은 실락원 속에서 비록 낙원은 잃었지만 힘을 합쳐서 다시 시작하려는 가능성의 문도 열어 두었습니다.
팬데믹(pandemic)이라는 말은 ‘모든 사람’(all people)이란 뜻의 그리스 말에서 왔습니다.
에피데믹(Epidemic)은 전염병 같은 재앙이 국지적으로 위로 솟아나듯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고 팬데믹은 모든 사람이 함께 겪는 재난입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서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팬데믹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빛이 없는 깜깜한 어둠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은 물론 예배와 모임의 자유까지 빼앗긴 포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의기소침하지 말고 극심한 어둠의 시대를 ‘안누스 미라빌리스’, 기적의 해로 전환하며 살았던 믿음의 선배들을 생각하기 원합니다.
뉴턴이나 밀턴에 비교할 수 없어도 우리 모두 각자 있는 자리에서 팬데믹 기간을 ‘나 만의 기적의 해, 안누스 미라빌리스’로 만드는 것이지요. 갇혀 있지만 나름대로 창조적인 시간, 즉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고 훗날 교회와 세상이 다시 회복되었을 때 서로 나눌 각자의 이야기를 많이 만들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 팬데믹의 시간, 멈춤의 시간을 하나님과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 우리 신앙과 삶이 비옥해 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기적이겠지요.
안누스 미라빌리스 Annus Mirabilis!!!
진실로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시편 36:9)
---미국 샌프란시스코 참빛교회 하시용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