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간인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일주일간을 1000만 시만 멈춤 주간으로 선포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적어도 일주일간은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 있어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 본부장은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앞으로 한 주간 거리두기 실천 등으로 지금의 위기 국면을 전환하는 데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 국민들이 멈춤과 그침, 흩어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전 국민이 비자발적인 멈춤의 삶을 살아야 한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일주일, 어쩌면 더 긴 나날을 우리가 멈춤을 삶을 살아야 한다면 이 기간을 잃어버린 시간, 결핍의 시간이 아닌 다른 창조적이고 긍정적 에너지의 시간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은 이 멈춤의 기간을 우리의 안식의 시간으로 삼는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그래야 살 수 있는 우리에게 안식은 너무 머나먼 사치스런 단어 같지만 어차피 우리 모두에게 멈춤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이 멈춤의 시간을 안식의 시간으로 치환하면 우리에겐 생각지 못했던 크나큰 유익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명한 유대교 랍비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은 안식일의 중요성을 아주 강조한 분입니다. 그는 1951년 발간된 ‘안식’이란 책을 통해 “안식(일)은 삶의 막간이 아니라 절정”이라고 했습니다. 헤셸은 안식일을 문명을 뛰어넘는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는 앞으로 백신이 만들어지면 막을 수 있겠지만 잠시 동안 우리 인류의 문명으로도 막지 못하는 막강한 대적입니다. 이것을 이기기 위해서는 ‘문명을 뛰어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헤셸에 따르면 그 기술이 바로 안식입니다. 그는 “문명이 살아남으려면 안식(일)이 필요하다”면서 “물질에 예속되지 않고 살기 위해선 내적인 해방을 쟁취해야 하는 데 그 쟁취를 위해 씩씩하게, 끊임없이, 은밀히 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강제적으로 멈춤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너무나 괴로운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멈춤의 시간을 그저 고통가운데 빨리 보내려고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주어진 멈춤의 시간을 안식의 시간으로 전환한다면 이 시간은 공간과 사물을 뛰어넘는 순간이 될 것이며 막간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절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식과 함께 기적이 옵니다. 이 멈춤의 시간, 안식의 시간이 끝났을 때, 대한민국 전 국민들에게 기적 같은 평안이 임하길 바랍니다.
따라서 안식이야말로 이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인류의 창조적 행위이며 지독한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짜릿한 복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