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로 160여차례나 항암 치료를 받으며 '부활의 증인'된 삶을 산 천정은 자매. 그녀는 2025년 6월 13일 이 땅을 떠나 주님이 품에 안겼습니다. 메신저는 사라져도 메시지는 영원히 우리 가슴에 남습니다. 고 천정은 자매가 용인영락교회에서 전한 생전 메시지입니다.
--2025년 6월 14일 저녁 11시 37분에 카톡 문자가 떴습니다. 천정은 자매가 보낸 카톡인데 아, 본인의 부고 소식이었습니다. [고 천정은님께서 소천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부고장을 보니 천정은 자매가 하루 전인 6월 13일에 향년 50세로 소천받았다는 것입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2호, 발인은 6월 16일 05시 30분. 가족이 핸드폰에 저장된 지인들에게 보낸 부고장이었습니다.
-잠시 먹먹했습니다. 십 여년 전에 처음 만난 그녀의 밝은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천 자매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춘천한마음교회를 출석하던 그녀는 유방암 말기 환자였습니다. 누구보다 충만한 인생을 살았다고 자부했던 그녀에게 암은 삶의 모든 우선순위를 바꾸게 했습니다. 고난이 친구가 됐습니다. 매일 고난과 절망을 묵상하던 그녀는 춘천 한마음교회를 출석하며 운명처럼 부활의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것이 그녀에게 임한 인생 최고의 은혜였습니다.
-늘 ‘인생의 정답’을 찾으려 했던 천 자매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인생의 답을 발견했습니다. 풀리지 않았던 인생의 의문점이 한순간에 해결됐습니다. 정답을 찾은 그때, 단어의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암은 저주가 아니라 선물로, 죽음은 절망이 아닌 부활의 소망으로 전환됐습니다. 암이 아니었으면 부활의 주님을 찾을 생각조차 못했던 그녀였습니다. 암이 정답을 만나게 해줬습니다. 그러므로 암은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녀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현존하는 실재가 됐습니다. 부활이 실재가 되는 순간, 그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을 수 있었습니다. 살아 있을 때는 부활의 주님을 증거하고, 죽어서는 부활의 주님을 만나게 된다는 확신이 그녀를 빛나게 했습니다. 그녀는 부활을 믿는 자신의 인생에는 ‘비극은 영원히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내게 건네준 그녀의 얼굴은 빛났습니다. 도저히 암 말기환자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게 암은 실재였지만 그것을 이기는 부활도 실재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당시 쓰던 저의 기명 칼럼에 게재했습니다. 이후 두 차례 정도 더 만난 이후에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소식은 다양한 매체와 책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천 자매는 160여 번의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기적같이 생존하며 이 시대 부활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다니엘기도회에서도 간증했고, 베스트셀러가 된 책(나는 주님의 것입니다, 규장)도 출간했으며 '부활, 그 증거'라는 영화에도 출연했습니다. 사실 너무나 기뻤고, 고난주간이 되면 꼭 그녀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썼던 저의 기명 칼럼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믿는 자들은 모두 부활의 증인들이다.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다.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현존하는 부활을 삶의 순간마다 체험한다는 것이다.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C씨(천정은 자매)처럼 내 삶의 고난을 통해 생생한 부활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교회는 부활의 증인들이 모여 구체적인 부활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 이야기를 파생하고 증식함으로써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를 완성해 나가는 곳이다."
--이제 천정은 자매는 이 땅을 떠나 육신의 고통이 없는 천국에서 부활을 주님과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부활의 증인된 천 자매님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그녀와 가족공동체가 되어 그동안 함께 걸어간 춘천한마음교회 김성로 목사님과 성도님들께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일본의 소설가 고 미우라 아야코는 "죽음은 내게 주어진 최후의 소명"이라고 말했습니다. 천정은 자매는 '부활의 증인이 된' 자신에게는 영원히 비극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부활을 전하는 최후의 소명을 다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장송곡이 아니라 승리의 개선가를 불러주고 싶습니다. 천정은 자매님, 정말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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